수원 경기 후 앓아 누웠습니다. 심하게 소리를 지른 탓인지 밤 새 어지럽고 메스꺼워 몇 번을 게워내면서도 행복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골 넣고 달려오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는 게 약이었습니다. 어찌나 행복하던지...
경기 후기랄 게 사실은 그닥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만큼 경기 내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소리지르고, 뛰고, ㅈㄹㅂㄱ을 했으니까요 ^^;;
잠시 흔들리던 전반에도 굳게 믿었습니다. “우리가 한 번 더 뛰면 우리 선수들도 한 걸음 더 뛰겠지.
조금 더 내지르는 소리를 선수들이 듣겠지”
전반 말미 패스게임이 점차 살아나고, 선수들의 눈빛이 바뀌는 것을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이기겠다. 이겨서 돌아가겠다.” 라는 우리 젊은 선수들의 전의가 전해졌거든요.
기다리고 기다렸던 우리 프로팀 부천FC의 첫 골이 챌린저스 부터 함께 해온 허건 선수라는 건 더할 나위 없이 기뻤습니다.
이윤의 선수의 환상적인 킥에서 허건 선수가 다이빙으로 머리에 맞출 때까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꾸르바로 달려오던 허건 선수와 우리 선수들의 표정과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첫 번째 골이 들어가면서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2미터가 넘는 장신 보그단의 고공 몸빵에 처음엔 적잖이 당황한게 사실이지만, 점차 수비도 안정되어 보였습니다.
(공이 사이드로 몰릴 때 선수들이 맨마킹이 아닌 공 쪽으로 몰려 여러 번 반대 찬스를 내어 준 건 첫 골 때와 마찬가지로
좀 위험해 보였습니다. 김한원이 내셔널에서 유명한 선수긴 하고, 사이드를 뚫고 들어간 임성택은 성남 수비를 농락할
정도 클래스 있는 선수이긴 했지만...)
특히, 중점적으로 연습했던 미들 패싱 플레이는 적절한 중앙 압박 후 효율적으로 상대진영을 파고드는게 주효했습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의 투지 덕분이었는지 강한 압박에 노회한 수원 선수들조차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죠.
특히, 임창균 선수! 드래프트 1순위 명불허전의 효과적인 볼배급과 멋진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프리킥 차고 교체 되었는데
부상은 심하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역전골이 터질 때 정말 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임창균 선수가 그림같이 반대로 연결한 공이 정말 완벽하게 이후권 선수의 헤딩 패스로 노대호 선수에게 연결되고,
침착하게 받아 넣은 노대호 선수가 펜스를 넘어오는 순간 꾸르바는 크레이지...
아쉽게 페널을 내주긴 했지만. 수비 라인의 안정은 점차 좋아지리라 봅니다.
특히 한종우 선수가 원래 포지션을 버리고 풀백을 보는 것 같던데... 만약 수비자원이 부족해서 그런거라면 좀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만...(K챌 상위로 가기 위해서는 국가대표급 상주, 국가대표2급 경찰 팀의 ㅎㄷㄷ 한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야만 가능하리라 봅니다. 수비는 무엇보다 안정이 최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제의 MOM은 누가 뭐라해도 ‘이윤의’ 선수.
벌써 수십 번 다시보기로 보셨겠지만... 8명의 수비가 벽을 쌓은 상황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정말 딱 하나의 라인...
그 라인을 통과해서 그물망이 출렁일 때 그 기분을... 그 기분을.... 엉엉
뿐만 아니고 첫 골의 프리킥 어시, 그리고 완벽한 프리킥 골. (두 번째 골은 임창균 선수 어시로 ㅎㅎㅎ)
키퍼로 기사나던 그런 시절은 이제 갔습니다. 리그 최고의 '윙백'으로 클래식 진출에 '날개'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가슴 터지게 기뻤던 건 승리보다
골을 넣고 세상 최고의 기쁨을 안면에 띄며 다 같이 달려오던 선수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하나였기에 거둔 승리였고, 그래서 눈물나게 기뻤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기 끝나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우리 부천FC 선수 여러분, 겨우 한 경기 였지만 여러분은 우리에게 그런 기쁨을 주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유명한 선수 필요 없습니다. 후덜덜한 경기력을 가진 선수 물론 좋습니다만...
자신만을 위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단연코 필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골을 넣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해주고,
관중들에게 달려와주는 여러분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공민현 선수가 페널을 얻어냈을 때 임창균 선수가 가서 다정하게 흙을 털어주고(수원은 거의 맨바닥 수준의 잔디더군요)
다정하게 일으켜 주는 그런 모습 또한 우리를 위한 모습이라 생각되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 이제 시작입니다. 홈경기에서도 멋지게 승리하고, 4만 관중과 함께 랄랄라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홈경기 후기에는 더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하기를... 승리의 희열이 함께 하기를... 더 많은 선수가 뇌리에 남아
엄청난 기사거리를 쏟아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계 최고의 부천FC 선수단 여러분, 원정길 고생보다는 엄청난 희열과 기쁨을 맛본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부천만세!!!!
덧붙여... 주제넘지만 ...
글 쓰기에 젬병인 저도 가끔 이렇게 후기를 남기는데. 원정에 참여하셨던 우리 능력 많은 헤르메스 가족들도 각자 조그마한
후기글 남겨보는게 어떨까요? 우리 부천의 스토리텔링이 거창한데서 시작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푸티게시판 시절... 그 후덜덜한 포스의 글들을 보며 설레여 하고, 동경하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러게요 푸티시절 경기끝나면 후기글이 좌라라락~ 그립네요
그립던것들 이제 하나씩 다시해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