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선수들이 어제 경기에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같은 4실점인데, 어떤 경기는 비난을 받았고, 어떤 경기는 박수와 위로를 받았습니다. 팬들도 압니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의지와 화합 정도 등이 보입니다.
물론 감독의 전략, 선수의 기량 등 아쉬운 점이 없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경기에 패해도 "그래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도 반복이 되면 인내심에 심험에 들겠죠.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10경기 이상 무승에도 최선을 다하면 성원을 하는 게 부천 서포터였습니다.
어제 경기는 과거 경남과 경기와 큰 틀에서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경기 초반 좋은 찬스가 많았지만 살리지 못했고 후반에 무너졌습니다. 심판 탓을 하기 전에 PK실축을 포함한 우리 실수가 경기의 결과를 좌우했다고 봅니다.
우리 기세가 무섭게 올라갈 때 김종부 감독은 거칠게 항의하며 심판을 불러 앞에 세웠습니다. 그러더니 한참 어필을 했고(그걸 심판이 왜 듣고 있는지 의아했다), 그 다음 느낌 탓인지 심판이 좀 무뎌진 것 같습니다. 경기의 흐름도 바뀌었습니다. 김종부 감독이 노린 게 그것이었다면 성공이었죠.
경남 선수들의 플레이는 저질이었습니다. 이반은 우리 선수 목을 감싸고 돌아도 휘슬이 울리지 않았고, 조병국은 손을 쓰지 않으면 제구실을 할 수 없는 선수 같았습니다. 물론 대부분 휘슬이 울리지 않았죠. 이반은 PK 킥 지점을 발로 파냈습니다. 그런 양아치 짓을 눈으로 보니 참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이번 승부는 부천의 실수 탓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상적인 경기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이름도 모르는 경남 골키퍼의 도발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선수의 치기라고 생각해서 큰 비중을 안 주지만 일반적으로 경기 상황에서 경남 선수들에게 쌓인 게 많은 팬들에게는 기름을 부은 결과가 됐습니다. 이 선수는 1차 도발이후 계속 떠들어봐라는 식으로 여러번 손바닥을 흔들어 댔습니다. 한번 하고 그 다음에 경기에 집중하면 되는데, 도발을 이어갔으니 팬들이 자극받은 것은 뻔 합니다. 이 선수에 대한 징계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경남 선수들은 볼에 대한 집착과 집중력이 대단했습니다. 마치 경기 중에 나태하면 아오지 탄광에 끌려가는 듯 했습니다.
이번 경기 단기적 각성으로 초반부터 후반 20분까지는 우세를 예상했고, 이후에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피지컬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 봤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가혹했습니다. 다음 경기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승리하더라도 아주 고생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9월부터 좋아질 것이 기대합니다. 이때! 선수들이 "이. 이게 우리였지. 이렇게 대충하면 4위 안에 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머리 한 구석에 싹을 뜨는 순간 무너질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 코칭스텝과 선수들은 답이 없는 것이죠. 이런 멘탈관리는 감독보다는 코치들 몫입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선수들은 경기 후 일부 팬들이 분하게 울면서 경기장을 나섰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선수단 버스에 박수를 보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