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압박하면 안하느니 못하다.
이번 경기 패인 중 하나가 후반에 전방 압박이 잘 먹히지 않아서 그대로 역습을 허용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 공격시 볼을 상대에게 내준 후에 전방 깊숙히 압박을 가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주변 상대 선수들의 마크가 되지 않아서 그대로 패스를 허용해버리는 상황이 문제였습니다. 특히,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보였던 후반의 경우 공을 가진 상대선수를 두,세 선수가 계속 따라가기만 하고 주변 선수를 마크하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게다가 공수 간격이 벌어지고 미들이 거의 상실되다시피해서 상대가 전방압박이 들어와도 프리인 미들진영으로 쉽게 패스를 내줄 수 있었고 결국 우리는 체력만 낭비하고 역습을 계속 허용하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상대 탈압박이 너무나도 좋아서 어쩔 수 없이 내준 것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작년부터 느낀 것이지만 사실 안산은 의외로 전개과정이나 패스웍은 좋은 편임을 느끼긴 했어도..) 패스의 여지를 주고하는 압박은 우리에게서 문제를 찾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안양이 어설프게 압박하다가 우리와 부산에게 제대로 깨졌습니다. 우리는 탈압박으로 경기를 풀어간 느낌이었다면, 부산의 경우 롱패스 하나에 안양 수비가 계속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압박은 단순히 볼을 가진 선수에 대한 압박만이 아닌 동시에 패스가 갈만한 길목이나 상대선수까지 같이 마크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는 볼 줄 곳을 찾지 못하고 아등바등하다가 백패스를 하거나 압박을 온 상대선수에게 볼을 뺏기는 과정이 압박의 완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체력적 우위는 물론이거니와 전술적 이해 그리고 상황 상황에 따라 패스가 올 곳을 미리 예상하고 나가서 막는다거나 (닐손, 김준엽이 이 부분이 좋아보임) 해야하는데 이게 무너지고 있다 싶으면 전방압박은 포기하는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지난 FA컵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으나 전술, 예상수비가 되지 못해 열심히 뛰기만 하고 주도권은 계속 부산에 내주던 모습이 실패 모습이기도 한데 어차피 1군에 언제든 투입되어야하고 훈련하는 과정이기에 상관없다고 봅니다만 리그경기는 어느정도 유연성을 가지고 하는게 맞아보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건 대전, 성남은 우리와 경기할 때 충분히 그런 기회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역습 찬스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대전전은 닐손 덕분에 위기가 될뻔한 상황을번번히 넘겼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중간에서 커트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경기보다가 '좆됐다..' 라고 입에서 나올 순간순간마다 닐손이 끊어주었습니다. 게다가 대전 용병이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서 뻘짓을 자주해주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구요. 안산의 경우 미들이 어느정도 프리했고 공격진 움직임이나 스피드도 나쁘지 않았던데다가 닐손을 포함해 대다수 선수가 올라가 있어서 수비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안산 용병이 의외로 몸이 탄탄하더군요. 어떻게보면 우리가 16년도에 하던 플레이에 그대로 당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부산도 마찬가지로 어설프게 압박하면 위험
이번에 안양 경기를 전반만 보았는데 경기 자체는 안양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모양이었으나 이동준, 고경민, 한지호에 향하는 롱패스에 안양 수비가 계속 무너졌습니다. 이동준의 경우 스피드도 어느 정도 있는 선수라 이 선수 잘 못 놓치면 안양처럼 역습 롱패스 한방에 그대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건 패스가 안가게 막는 것이고, 그것이 안되면 수비가 잘 막아야하는데.. 저번 경기를 보니 박건선수도 스피드가 그렇게 빠르게 느껴지지는 않아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추가로 발로텔리는 제가 경기를 제대로 못봐서 어떤 선수인지는 모르나 혹시나 탄탄한 스타일이면 여러모로 골치가 아플 것 같습니다. 최윤겸 축구 자체가 수비하다가 몸빵되는 선수 앞에 놔두고 하는 스타일로 보이는데 부산이 생각한대로 경기가 흘러간다면 우리 스스로 말려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우리가 16년도에 부산이랑 할 때 닐손이 루키안을 거의 아무것도 못하게 막아서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해보고 진 것을 생각하면 닐손이 아예 전담으로 막고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지만 코칭스태프쪽에서 잘 고민해서 경기를 풀어가리라 믿습니다.
우리 첫 홈경기이고 각종 시인사 및 많은 팬들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 바.. 3연패인 지금 어찌보면 코칭스태프나 선수단에게는 승리에 대한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재미있는 축구를 구사해야겠다는 욕심에 닥공격하다가 역습에 무너지거나 오버페이스로 무너지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에 우리의 홈이니 부담은 버리고 우리 축구를 한다는 기분으로 준비를 잘해서 개막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반등합시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실수를 하면 집니다. 우리가 못해서 진 것도 있지만 잘 하다가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자멸한 경우가 많이 보였습니다. 실수로 골을 주면 힘이 쫙 빠지게 됩니다. 안산전에 그런 모습이 일부 보였구요.
(요약) 화려할 필요없다. 공격은 빠르고 적극적으로 중거리 슛도 마다하지 말고, 실수는 절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