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팬들은 유독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그동안 고생을 너무나 많이 한 팬들이기 때문에
이 순간, 선수단, 코칭스텝, 프런트 하나하나
존재 자체가 신기하고 반갑고 고맙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좋은 분위기에서 축구에 집중하며
성적을 내주기를 기대합니다.
어렵게 얻은 자식이기 때문에
성적이 좀 나빠도...
우리는 1군과 2군의 차이가 크다.
우리 구단은 가난하다.
요즘 부천시 분위기가 안 좋다.
코치 누구 때문에 그런 거다.
등 선수단에게 온갖 면죄부를 주고
그들이 잘 해주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합니다.
저도 마음이 약해서 그런 편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축구계에 친구들이 많이 생기면서
알게된 것은 모든 구단이 다 난리통이라는 것입니다.
돈 문제, 사람 문제, 선수들의 여자문제, 프런트의 비리 문제,
코칭스텝과 선수 부모와 관계 등등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축구에 환멸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와 성적이 반비례 하느냐?
그렇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남. 시의회에서 예산 짜르고
심지어 팀을 해체하네마네 하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래도 잘 합니다. 스쿼드가 좋다?
그럴까요? 이 이야기는 좀 이따가...
경남.. 여기도 새로운 도 집행부에서 팀 해체 이야기 나왔습니다.
대표는 사표 던지고 난리도 아닙니다.
지금 이 팀이 1부리그 2위죠?
어제 우리 팀에게 깔끔하게 완승한 이랜드
여기도 장난 아닙니다.
그렇게 구단이 난리인데도 우리보다 잘 하던데요?
최근 프런트들 줄줄이 나가고 난리였죠.
수원삼성은 뭐 분위기 좋나요? FC서울은?
광주, 포항은, 전남은?
다 뭐 하나씩 있습니다.
그런 것은 기본으로 깔고가는 것이구나.
그게 프로이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워낙 안팎에서 흔드는 놈들이 많은 게 프로구단이라...
부천FC? 이 정도면 분위기 좋은 팀입니다.
부천FC에 있다가 다른 팀 간 선수들 중 일부는
"저를 왜 여기로 보내셨어요 ㅠ.ㅠ"라고 한다지요.
경기 외 적으로 영향을 받을 정도의 팀 아닙니다.
스쿼드 이야기를 하면...
우리는 주전만 좋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2부에서 알차게 더블 스쿼드 짜고 있는 팀은 부산과 아산 정도 아닐까요?
성남은 부천원정에서 2천짜리 연습생 투입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선수가 부천을 박살 냈죠.
어제 이랜드 선수 중에 이름 들어본 선수는 한 명 정도?
성남, 광주, 이랜드... 외국인 선수 하나 없었습니다.
이랜드 막판에 교체 빼고..
우리는 외국인 선수 둘이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무려 1부리그에서 비싸게 모셔온 선수도 있었고요..
뭐가 선수가 딸리다는 것인지..
부천 선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맞습니까?
어제 부천 선수들이 지난 번 성남 스쿼드나 이번 이랜드 선수들에 비해서
모자란 선수들입니까?
그래서 그렇게 탈탈 털리며 진 것입니까?
내가 보기에는 나아도 한참 나은 선수들인데,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봅니다.
준비는 전술과 선수 투입, 피지컬 등인데..
셋다 망해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실제 망했죠.
홈 경기 최소 관중 찍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아산은 평일인데도 꽤 왔더군요.
경찰 팀인데 홈 의식도 적을 텐데.. 계속 이기니까 사람들이 옵니다.)
이랜드와 경기 때 0-2가 된 순간부터
경기를 정말 집중해서 봤습니다.
"지금 순간부터는 선수들이 이대로 끝나면 감독이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 텐데...
경기를 어떻게 할까? 감독을 살리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까? 아니면 될 대로 되라는 식을갈까?"
정갑석 감독도 막판에 선수들에게 올라가라며
계속 독려했습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글쎄 뭐랄까. 지친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시간을 보내려는 것 같기도 하고..
도대체 아무리 봐도 뭐가 문제인지 모를 정도로
그냥 맥락없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이랜드와 경기 때 일부 선수들이 열심히는 뛰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이 패스되지는 않았지만 이현승의 무서웠던 문전 질주
박건의 슬라이팅 투혼, 최철원의 불같은 선방, 임동혁의 변치 않는 플레이
그런데 그게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고,
일부 선수들의 몸을 사리는 아니면 적극적이지 않은 플레이에 퇴색됐습니다.
자, 감독님..
홈5연패, 홈경기 득점률 0.75 역대 최악.
물러설 곳이 있습니까?
이제 뭐라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꼭 이렇게 하자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선수에 변화를 줘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 형국은 감독이 믿는 선수들이 감독을 팀에서 밀어내는 형국입니다.
식구들끼리 손 잡고 침몰하는 배 안에 있습니다.
감독이 믿는 선수들이라면 선발에서 제외 되어도 감독을 믿겠죠.
선발 투입이 전제로 되는 사제관계라면 그게 사제 관계 아니죠. 계약관계지.
일면식도 없는 선수도 선발 넣으면 충성할 텐데요.
외국인 선수의 경우, 포프. 잘 합니다.
어제 경기 그나마 포프가 잘 했습니다만,
팀 플레이 안 됩니다. 빼는 것도 고려해 보시죠.
어차피 지난 시즌 일본 2부 꼴찌 팀에서도 별로 못 했던 선수입니다.
닐손 빼면 죽는 줄 알았는데, 아산 막아냈습니다.
닐손 들어가면 우리 수비들이 닐손 믿고 멍 때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기한. 게임 메이커이자 키커. 어제 몸을 던지는 처절한 수비 장면도 있었고
날카로운 슈팅도 있었고, 후반 25분 이후부터 코너킥도 그제야 좀 높게 가면서
위협이 되었는데요...
지금 가성비 너무 떨어집니다.
이럴 때 이현승 단독으로 써보시죠.
지금까지 문기한 선수가 여러 경기 된 게 없잖아요.
크로스, 프리킥, 코너킥, 킬 패스.. 참 오래됐습니다.
전담 키커 아니라도 시즌 내내 이렇게 기회 주면 몇 개는 할 것 같은데요?
신현준, 이정찬, 정준현 그만 쓰시죠.
프로 경기 하나하나가 엄청난 경기인데...
기회 이만하면 많이 줬습니다.
그 선수들에게도 문제입니다.
내셔널에서 기회 잡고 다시 올라오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1,2년 차도 아니고..
보는 우리도 지칩니다.
김동현 같은... 친구들
아니 누구라도 좋으니 다른 친구 써봅시다.
물러설 곳도 없잖아요.
지금 일부에서는 감독 나가라고 난리이고,
홈 관중도 없고 개판인데 뭐가 더 두렵습니까.
하여튼 이런 식의 특단의 대책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독 교체 이야기 나오는데,
저는 대안없는 감독 교체는 반대입니다.
감독이 바뀌면 대체로 코치를 대행으로 세우는데,
지금 우리 코치 자원 중에 프로 감독 대행으로 놓을 수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물 밑에서 감독다운 감독을 찾아둔 상황 +
성적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 등 두개의 조건이 충족되면 감독 교체는 찬성입니다.
그런 치밀한 대안이 없다면 구단도 직무 유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감독은 사람은 참 좋은 것 같은데,
사람이 좋은 것도 상대를 지치게 합니다.
사람좋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말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이 지칩니다.
어제 경기 후 경기장 주변에서 한 참 있었는데
러커에서 말이 길어진 것 같더군요.
선수들이 안 나오는 것 보니까.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선수들도 압니다.
무리뉴처럼 한 마디 하시면 됩니다.
"나는 마음 비웠다. 다음 경기 베스트 다 바꾼다.
다음 경기 스타팅은 꿈을 향해 뛰어라"
이러고 집에 휙 가세요.
그걸 못하시는 거에요.
제가 잘 모르겠지만 제3자로서 파악하기로는
욕 먹는 거 싫어하는 스타일 아닌가
그러니 모진 말 못하고 틀을 못 깨는 것 아닐까.
그거 승부의 세게에서 좋은 거 아닙니다.
말을 적게 하시고, 굵게 변화를 주면서 가시기 바랍니다.
월드컵에 나간 선수들이 대회 후 많이 하는 말이
"아 씨.. 준비한 거 못 보여줬네. 이럴 줄 알았으면 미친 듯이 하는 건데.. 쫄기만 했네"
지금 정 감독이 딱 그상황 아닐까요?
쫄지 말고 평소 생각했던 축구를 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후회만 남을까 걱정됩니다.
이판사판인데.. 눈에서 불 내면서 리그 진행 해보시길..
지켜보는 팬들도 이런 늘어진 패배주의 분위기 지긋지긋합니다.
쳐진 어깨 보는 것도 짜증날 지경입니다.
이랜드는 어제 부천을 거의 유린했습니다.
그들도 "어? 오늘 우리 미친 거 같아" 이런 생각 들고
축구가 너무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발이 딱딱 맞고.. 좌우로 크게 흔들고..
부천이 얼마나 만만한 지 김영광 이제 쥐도 안 나고..
이랜드 애들 침대 축구도 안 한고..
비참했습니다.
이제 다 빠지고 홈 646명 밖에 남지 않았던
팬들에게 코칭스텝과 선수들, 구단 프런트가
답을 할 차례입니다.
참 지랄맞게 난리치던 우리였는데 연령대가 높아지다보니 그냥저냥 내새끼 상처받을까봐 참고 또 참을려니 이런저런 핑계를 찾는것 같아요.
제가 봤을때 감독의 착각은.
니폼니시와의 만.남.이 독이 된것 같습니다.
당시에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이들로 베스트를 만들어라' 라는 늬앙스의 말을 하신것 같은데 이상하리만큼 그 이후로 선발의 변화가 적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것과 다른 생각이신지 답답할 정도로 같은 선수로 돌려막기하네요.
진짜 이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식었던 애정 어떻게든 붙잡아볼려고 하는데 이런식이면 의무적으로 경기장만 찾게 될거 같네요. 우리도 이런데 관중은 더 빠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