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주와 경기에서 비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분위기,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는데요.. 경기 내용은 생각보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전반은 참는 경기를 한 것 같습니다. 현장의 팬들이 왜 공격을 안 하느냐는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로 꾹 참은 것 같습니다. 양쪽이 거의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은 공격은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으로 읽혀집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도 전방 2명과 중앙 미들이 총명함을 발휘하면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는 못 했습니다. 특히 최병찬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서 아래 글을 쓰신 분도 있는데, 최병찬은 몇 년전으로 시간을 돌려보면 "여기서 이러고 있을 선수"가 아닙니다. 더 높이 날아갈 선수였는데,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부진에 늪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몸을 보면 살 찌지 않고 잘 유지하는 것 같고, 상무도 무난하게 다녀온 것을 볼 때 본인의 노력에 따라 원래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인적으로 최병찬 선수에 대한 기대가 여전합니다. 팬의 비판, 최근의 부진을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번 시즌에 축구선수 최병찬이 치고 올라가느냐 안산-아산-천안 근근히 돌다가 은퇴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병찬이 그렇게 은퇴할 수는 없죠. 혹시 야속한 소리를 듣더라도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지성도 공만 잡으면 홈 팬의 엄청난 야유를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프로 선수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않으면 아쉬운 소리 듣는 게 어쩌면 당연합니다. 이겨내기를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후반은 전반과 다른 모드였는데, 한지호의 결정력이 아쉬웠습니다. 골이다 싶은 찬스가 2개 이상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팬보다 본인이 더 아쉬울 것 같고, 밤에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계속 아른 거릴 것 같습니다. 위안을 삼는다면 한지호가 그런 찬스를 찾아내는 장면이 올 시즌에는 거의 처음이 아닌가 라는 점입니다. 뛰는 양도 늘었습니다. 90분 소화할 쳬력도 보여줬습니다. 다음 출전에서는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선호였나요? 가슴 트래핑으로 볼의 방향 전환을 해서 수비수를 속이고 다음 플레이를 쉽게 이러간 장면이 있었는데, 이런 퍼스트 터치는 정말 보고싶던 장면이었습니다. 앞으로 최전방 라인에서도 제대로 툭 떨구고 슈팅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최재영 선수 원래 그렇게 점프가 높았나요? 아니면 그 순간 탄력이 유난히 붙었나요. 세트플레이 때 최재영 머리 보고 하는 프로그램을 짜도 되겠던데.. 2선에 있다가 달려오는 최재영 머리에 맞추는 식으로..
수비는 대체로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 외국인 선수를 효과적으로 막았고 역시나 닐손, 전인규, 정호진 좋았습니다.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서명관 복귀하고 한 명씩 로테이션만 되면 올 시즌 수비는 큰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명관 복귀하면 슈팅이 좋은 정호진은 사이드 쪽으로 올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옵션이 다양해지겠네요.
어제 경기의 위안 중 하나라면 박호민의 투쟁심과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입니다. 교체 선수다운 체력으로 전방 마킹을 잘 했고, 혼전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는데, 박호민 역시 유망주 때 생각하면, 본인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사니의 스루패스 짧았던 2개. 정말 아쉽습니다. 아마 잔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 일 같은데, 그거 두 개 제대로 갈랐으면 일대일 찬스 나는 건데..
여러 모로 기대보다 잘 했는데, 결과가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박수 받기에는 충분한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겨도 설레지 않는 경기가 있고, 비기거나 패해도 설레는 경기가 있는데, 어제는 쫌 설렜습니다.
정호진은 잘 데려온 것 같습니다. 막 눈에 띄지는 않아도 이 선수가 본래 카즈 위치가 자기 주포지션인데도 팀사정상 쓰리백의 한자리를 보는 건데 이제 좀 쓰리백이 안정화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서명관 회복되고 여름때 중미진 체력떨어지면 로테로 훌륭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