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했습니다. 아래 양원석 님의 글처럼 재뿌리기는 참 즐겁습니다. 반대로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서 많이 당하기도 했지만..
김포 전은 공격을 의도적으로 참은듯한 청주전과 달리 전반부터 적극적으로 풀어갔습니다. 닐손 등 많은 선수들이 올라갔고, 찬스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한 골 안 들어 갔으면 정말 억울했을 경기였습니다.
전인규 선수는 초반에 플라나의 스피드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번 정도 제껴졌고 위험한 크로스도 주었습니다. 상대 슈팅 미스로 위기를 넘겼지만 그거 들어 갔으면 이 경기 몰랐습니다. 다만, 전인규는 그 이후 플라나를 잘 막아냈습니다. 후반 플라나가 지친 이후에는 거의 플라나는 안 보였던 것 같고, 아래 분 이야기한 것처럼 이정빈 골 어시스트 전 패스를 기가 막히게 넣어서 결승골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상대에세 초반에 고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두번 당한 후에 이를 경기 중에 극복한 것은 대단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수를 드립니다. 김선호 역시 수비 가담이 좋아서 플라나 쪽 막아내는데 일조했습니다.
정호진 선수는 계속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활동 범위가 넓고 커버도 좋았습니다. 예전에 맨유 구단에서 판매하는 스티커를 (한국에서ㅋ) 구입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수비수 스탐 사진 밑에 "STAM, The MAN"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스타, 진짜 사나이" 이 정도 일텐데.. 스탐이 플레이 스타일이 좀 거칠고, 야성미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김포와 경기에서 상대 격한 플레이에 넘어진 한지호를 커버하는 정호진을 보면서 "남자네"하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때 원정석의 열광적인 반응을 들었을 지 모르겠네요.
최재영 선수는 패스미스가 좀 있었습니다. 특히 전반에 최소 2개의 눈에 띄는 패스 미스가 있었습니다. 그중하나는 카즈 경고의 시작이었습니다. 최재영 선수는 카즈에게 경고 하나를 받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경기 내내 열심히 해줬고, 후반에는 좋은 장면도 여럿 만들어 냈습니다. 경기 초반 집중력을 주문합니다. 최재영이 잘 하면 그 경기는 좋은 경기가 되더군요. 류승현은 오랜만에 스타팅이죠? 돌파, 전후방 수비 가담 다 좋았습니다. 자신감있는 돌파를 더 키우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포전에서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루페타는 사이드 팔 때는 숫사슴 같습니다. 크로스도 좋고, 원정 관중석에서는 "루페타가 오늘 제일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루페타는 아래 어떤 분 말씀처럼 하나 터지면 앞으로 모를 것 같습니다. 이정빈 골들어갔을 때 제일 좋아하더군요.
황재환은 축구 지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다만, 공을 잡으면 불확실성에 기대기 보다는 완전한 상태를 만든 후 다음 작업을 하려는 것 같은데,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이 내 발에, 내 몸에 완전히 붙지 않아도, 일단 공이 지향하는 쪽으로 간다면, 공이 나에게 속했다고 치고 다음 동작을 이어가면 어떨까 합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예전에 루키안이나 바그닝요 보면서 느낀 것입니다. 저게 지금 자기 공이 아닌 것 같은데, 개의치 않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면서 플레이를 이어가는 모습인데, 최병찬에게도 주문했지만, 다소 본능적인 플레이입니다.
후반에 박형진 선수 두번째 터치 길게 하면서 찬스 하나 놓친 순간이 있었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순간순간 전방 마크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좋았습니다. 조금 더 정교해지면 더 많은 찬스에 등장할 선수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크로스가 좀 있었고요, 크로스가 길 때가 있는데, 골대 앞에 그냥 올리는 게 나을 듯 싶습니다. 가만 보면 공중볼에 부천 선수들이 나쁘지 않습니다. 크로스 찬스에서는 믿고 올립시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토너먼트 4강 전에서 골든골 넣은 것처럼 기뻐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그간의 마음 고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너나 없는 모습에서 한 팀이라는 분위기도 엿보였습니다.
문전 앞으로 공을 보내는 전술이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데, 결정을 의식하지 말고, 빌드업을 골대에서 끝낸다는 기분으로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전술 이해도와 만족도 속도라면 다음 경기 좋은 결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천이 경기마다 약간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대팀이 비디오 분석을 통해 대응을 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암튼, 더운 날씨에 좋은 추억, 선수들과 함께 한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사족) 김포는 홈 관중과 원정 관중의 동선이 전혀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경험상 이러다 사고 납니다. 사고가 별거 아닙니다. 한 사람이 감정 제어 못하면 터집니다. 김포도 팬덤이 형성되고 있는데 걱정됩니다. 구조상 동선 분리가 어렵다면 보안 요원이 동선 곳곳에 고정 배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김포의 이전 경기에서는 플라나가 슛을 난발하는 모습을 보고 살짝 걱정했었습니다. 다행히도 플라나도 우리 바사니 선수처럼 왼발을 많이 사용하는 선수입니다. 전인규 선수가 스피드에 버거워 했을지라도 코너로 잘 몰며 수비하였고 주발쪽으로 돌아서지도 못하게 잘 막은덕에 약발인 오른발을 자주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김선호 선수는 꾸준히 본인이 맡은 바는 해주는 것 같고 최재영 선수는 믿고 보는 선수였으나, 최근에 살짝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실수가 간혹 나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초반에 최재영 선수 스타일을 보고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약간 아쉬운 모습에 많이 속상하네요 ㅠㅠ 루페타 선수는 그 어느 팀의 공격수 혹은 외국인 선수 중에 제일 많이 뛰어주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다만 터지지 않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장면이 보이기도 했고 경기 종료 후 바사니 선수에게 특강 아닌 특강을 듣는 모습을 봤는데 곧 좋은 모습 보여줄 것 같습니다 ㅎㅎ 또 후반전에 정지된 상황이 있었는데 김포 수비진들에게 사과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ㅎㅎ 이정빈 선수는 100경기 자축포를 터트렸는데 그 순간은 정말 전율이 장난 아니더군요... 하지만 이젠 극장골보다 경기 중반쯤 골을 넣어 즐기는 시간을 늘리고 싶네요 ㅎㅎ
전남전도 화이팅입니다. 댓글을 너무.. 길게 적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