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술먹고 좀 화가 나서 써봅니다.
언젠가부터 국내 서포터의 시초는 수원삼성이다라는 글이 퍼지고, 최근에 K리그 보기 시작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진짜 그런가? 하고 믿는듯 한 분위기가 있는 듯 합니다.
저도 예전에 그 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누가 믿겠어? 하곤 대충 보고 넘겼는데 최근에 우연히 다시 보게되서 다시 자세히 읽어보니 역사왜곡을 넘어 환단고기급 소설이더군요.
삼성 서포터 초장기 멤버 몇 분이 쓴 것 같은데 요지는 이렇습니다.
1. 하이텔 축구동호회의 유공 단체응원은 유공팬이 아니고 응원문화 개선을 위해 이팀 저팀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유공을 찍어서 응원한 것일 뿐이다.
2. 삼성 블루윙즈가 창단되어 위 축구동 멤버 중 상당 수가 삼성 블루윙즈 팬클럽을 만들었다.
3. 그렇게 때문에 축구동의 유공 응원은 자연스럽게 종료되었으며, 96시즌엔 유공 응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4. 그렇게 한 동안 유공에 대한 응원 세력은 없다가 축구동과 관련없는 사람들이 97년 헤르메스를 만들었다.
이거 뭐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말이라 어디서부터 반박을 해야할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팩트는 멀쩡히 유공 응원하던 사람들을 삼성 구단이 구단차원에서 팬클럽 만들려고 지원 많이 해주겠다라고 꼬시고, 그 꼬임에 넘어간 사람들이 만든게 (지금 수원삼성 서포터의 시초인) 윙즈 팬클럽 아닌가요? 돈에 팔려갔다고 비난한 축구동 회원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96년도에 유공 응원이 없었다? 이건 증거가 차고 넘쳐서 대꾸할 가치도 없는데. 내가 동대문부터 목동까지 따라갔고, 목동에서는 누가 응원 주도했고 등등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많고, 소수지만 지금도 나오시는 분들도 계시죠. 이거 말고도 당시 하이텔 축구동에 96시즌 목동 응원에 관한 글도 있습니다. (무슨 깃발을 만들었다, 문구는 무엇으로 하자라는 의견 글까지 있는 수준)
97년 시즌초엔 무슨 응원가 불렀다는 글까지 있습니다.
대체 이런거 다 공개하면 어떻게 하려고 저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엄밀히 따지고 보면 하이텔 축구동이 유공팬클럽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었던게 맞는거죠. 유공이 94년 니폼니시를 데려오며 회원들이 니포축구에 매료되어 전부 유공팬이 되었는데 그렇다고 하이텔 축구동이 유공 팬클럽 산하단체는 아니니 (혹시라도 유공팬 아닌 사람 있으면)자유롭게 활동해라라는 글까지 있습니다.
(덧붙여 일화 감독 박종환은 거의 경멸하는 수준, LG는 제발 뽕짝 좀 그만 틀어라 등등 당시 경기장을 공유하던 라이벌 팀에 대한 비난의 게시글도 상당 수 입니다)
어떻게 축구동호회 회원 전체가 특정팀 팬이 되냐? 말이 되냐?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회원수 자체가 없어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동대문 단체응원 인원이 20명 내외였었다고 하니 대충 어떤 분위기였는지는 감이 오죠. 게시글들 조회수만 봐도 100~200회입니다.)
지금 몇몇 동대문 원년멤버 형님들은 이런 역사왜곡을 넘어 날조에 분노하셔서 서로 연락돌리고 계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20년 넘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런 역사날조가 05년까지는 없었죠. 06년에 우리 팀 없어지고 이때다 하고 시작한 것 같던데.
삼성 아저씨들 긴장 좀 해야할겁니다. 96년에 유공 단체응원 없었다라고 쓰신 분은 심지어 96년에 군대에 계셨더라고요. 90년대 군대에서도 인터넷 하셨나보죠?

삼성은 부천이 연고이전을 통해 그대로 사라졌으면 했을겁니다.
그래야 쥐도새도 모르게 1995의 역사를 가져갈 수 있었을테니까요.
일본 역사왜곡, 중국 동북공정 수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