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장에 갈 때, 비가 무척 오더군요.
마침 라디오에서는 영화 국가대표의 테마곡으로 사용된 'raining'라는 노래가 나왔습니다.
참... 센치해지더근요.
그렇게 열심히 준비를 한 경기인데...
이렇게 비가 오다니...
많은 사람들이 지난 한달간 고생한 모습들이 스쳐가며
하늘이 정말 무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의 울음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마침 경기 전날에는 이곳 헤르메스 게시판이 조용한 것을 보고는,
야속한 생각이 들어서 몇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짜증을 옴팡 부려놓은 상태였습니다.
경기 직전.. 비는 폭우로 변했습니다.
웃음만 나왔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않좋은 일이 한꺼번에 올 수도 있는 거구나...
하지만 관중은 꾸역꾸역 들어왔습니다.
아니, 날씨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왔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유맨전 제외하고 신기록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기가 도움을 주지 않네요.
시장님이 마침 오시고, 관중도 좀 되었고...
마침 경기도 풀리나 싶더니...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실점을 잇따라 내주면서
차라리 중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끄러운 실점이 이어졌습니다.
정현민, 김민우, 김대환 등 몇 명이 보여준 헌신적인 플레이가 무색하고,
골키퍼의 몇번의 선방과 수비수의 몸싸움도... 결정적인 집중력 저하 한두 방에 모두
소용없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제대로된 축구단을 하나 가져보겠다고 발버둥을 치는데...
날씨도... 경기결과도... 심판도...
모두 우리를 패대기칠 기세였습니다.
니까짓껏들이 무슨 축구단이냐... 꺼져라... 나가서 뒤져버려라....
그렇게 외면하는데... 팬들은 축구단 하나 그래도 가져보겠다고 개난리를 치는 느낌이었습니다.
경기 후 성질 더러운 헤르메스가 하나같이 모든 걸 덮고..
경기장을 찾은 외빈들을 환영했고, 경기 후 내키지 않았을 발걸음을 옮겨
행사장에 나타나 분을 누르고 일단 즐겼습니다.
(선수들도 대부분 나타나 자리를 채우고 밝은 분위기를 만든 점을
평가하고 싶습니다. 전주원정의 극적인 승리와 용인전의 부끄러운 패배를
서로 상쇄하고 앞으로의 경기에 보다나은 집중력을 기대합니다.)
...
세상을 살아보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더군요.
어제 날씨도 좋고, 경기도 이기고, 관중도 많고, 외빈도 만족했다면...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었고...
날씨도 망했고, 경기를 졌고.. 관중은 좀 있었고... 외빈이 만족한...
그렇게 나름 최상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수훈은 결과적으로 헤르메스였습니다.
...
미친듯이 준비하면 못할 게 없다는 교훈을 되새긴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매 경기 이렇게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그렇게 하다가는 누구도 남아나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튼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썪어도 준치라고... 그 악조건에서 이런 결과를 나타낸 것은 그나마
헤르메스였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대들의 참여와 인내에 박수를!
정말 저도 그런생각 했는데..
정말 날씨가 이렇게 안도와주는걸 보니..
하늘도 저버린줄 알았는데..
늦게 간 경기장에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박수치며
부천에 팀이 있음을 알린 경기..
시장님을 연호하며
5억만 10억만을 외치면서도..
뭔가 느낌은 좋았습니다.
비가와도 경기장에 사람이 있구나..
열정적인 분위기가 있구나..
이 두가지만이라도 많은 외빈들께서 기억해주실꺼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