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게토레이배 축구대회 관련해서 결국 하이텔에서 가장 큰 동호회인 [OS 동호회]의 대표분을 만나서 상의도 했었습니다.
OS동호회는 용산 선인상가 21동 꼭대기층에 매장을 가지고 있었죠.
당시 OS동호회라 하면 PC통신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가진 동호회였습니다. 가장 크고 가장 많은 회원수를 가지고 있는데도 PC에 있어서 초고수들도 많았습니다.
PC관련해서 최초의 공동구매를 주관하고 운영한 곳이 바로 OS동호회였습니다.
그러니 '동호회 모두 참여'하는 뭔가를 하려면 여기를 가야 했지요.
회원수만 30만이 넘는 거대동호회였습니다. 지금 봐도 회원수 30만이 넘는 동호회면 '듣보르잡'동호회 아니잖아요? 근데 30년전에 30만회원? 엄청난 동호회인거죠.
하이텔 축구동이 '더부살이'하던 고전게임동호회도 10만은 넘는 회원수를 가지고 있었지만 OS동호회하고는 쨉이 안됬습니다.
'하이텔 10대 동호회'를 '서비스이용시간'으로 서열정리를 했는데 OS동호회는 하이텔이 서비스 완전종료 하기 전까지도 1등 자리에서 거의 내려와본적이 없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포츠관련 동호회는 10대 동호회에 들어갔던 것은...1997년 10월-11월에 하이텔축구동호회가 딱 두번 들어갔었습니다. 당연 붉은악마 열풍 덕분이었죠. 야구동도 10대 동호회에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르죠.
여튼 OS동호회 대표님을 통해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시켰습니다. 몇가지 안을 보여드렸고 OS동호회의 대표님도 '좋은 뜻인데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모이게 하나요?'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힘들지만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아마 경기 장소는 특정한 곳 몇군데에서 나눠서 해야 할것 같다고 했고 경기방식도 45분 풀타임이 아닌 30분 타임 등...
많은 이야기가 진행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서 진행하려는데 2주만에 전화 한통으로 바스스스 무너졌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었을까?
당시 PC통신쪽을 뒤흔드는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간신문에는 그냥 1단짜리 짧은 기사로 나오는 정도였습니다.
"하이텔 노사분쟁으로 인해 일부 서비스 지장"
이거 지금은 기사 검색으로도 이 사건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이미 게시판 일부를 볼수 없었습니다. 서비스 지장이 생겼죠. 그나마 다행인게 동호회 서비스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많은 회원분들이 걱정의 글을 올렸습니다.
저도 '아직 저희도 동호회 개설 관련으로 연기되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는 글 외엔 올리고 그냥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아주 작은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때 분규를 주도했던 분들이 그 다음해에 나우콤(나우누리)를 만들게 되었고 하이텔/데이콤 이라는 '양대서비스' 시절이었지만 나우누리가 생기면서 3서비스 체제였습니다. 이후 삼성이 인디텔(인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BBS서비스입니다. 이런 지역 BBS가 전국에 각각 따로 있었습니다. 전남서포터의 역사 글을 제가 써 주었는데 당시 전남 광양/여수/순천 분들이 활동한 '팔마텔'이라는 BBS를 소개했던 바 있습니다)을 인수해서 유니텔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은 위키를 찾아봐도 나우누리 창립 부분에만 살짝 나와있을 뿐이지 '하이텔 노사분쟁' 이라는 부분은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늘 하는 말이지만 위키 믿지 마세요. 위키는 진짜 부정확한거 많습니다. 위키내용을 레퍼런스로 삼으면 일단 그 글은 의심부터 해야 합니다.
하이텔 노사분규를 쉽게 말하자면
케텔이라는 BBS서비스를 KT가 인수해서 KOTEL로 바뀌고 그게 하이텔이 되었습니다.
이런 업체는 꼭 겪는게 뭐다? 바로 이전에 운영을 맡던 인적 자원들을 슬슬 내보내는 겁니다.
우리는 K리그에서도 부산 대우 로얄스를 통해 그걸 봤습니다. 대우에서 현대로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이전 대우 구단의 임직원들이 고용승계 보장을 받았지만 1년도 안되어 다 나갔습니다. 나가신 분들 중 일부는 경남 팀을 만드는 것 관련해서 지역 유지들과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와...대우 분들 대단하시네' 했던 기억이 지금도 있습니다.
당시 대우는 다른 기업구단과 달리 회사 홍보팀에 속한게 아니라 비서실 직속이었습니다. 진짜 김우중 회장이 직접 관리한거죠. 이런 그룹의 비서실급은 그룹 내에서 능력 좋은 분들이 가는 곳입니다. 실제로 그런 능력자들이 있었는데도 현대는 다 내쫒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다들 아시죠?
여튼 하이텔 안에서 노사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노사분쟁이 일어났는데 동호회 만드는게 하이텔 안에서 대수겠습니까?
동호회 창립 관련 서류는 접수했지만...노사분규는 언제 끝날지는 모르는 일이죠.
갑갑했습니다.
하이텔 방문해 보니 접수서류를 받아주시고 저와 통화했던 분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라면서 자신도 곧 그만둘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이분은 결국 나우누리에서 또 만나게 됩니다. 다시 만났을때 제가 너무 놀라서 어어어어! 했던 기억이 있네요^^)
집에와서 운영진 모두에게 메일 보냈습니다.
이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현재 상황과 함께 이거 일이 너무 늦게 끝날거 같다고.
더불어 고게동의 대표 이순화 님께도 알려드렸습니다. 이순화님께서도 걱정하시면서 '일단 운영진에게 말해 보겠지만 풀릴 때 까지 게시판은 이용하고 계시라' 고 했습니다.
어떻게 알수 없을까 해서 발기인 중 한분인 양왕성님께도 따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네 물론 한글과 컴퓨터로 말입니다. 양왕성님은 한글과 컴퓨터 초기 멤버시며 이사이셨습니다. 얼마전에 기나긴 한글과 컴퓨터에서의 직장생활을 마치시고 은퇴하셨습니다. 지금은 AI관련 공부하시면서 연구중인데 늘그막에 공부가 참 재미있다고 개인 SNS를 통해 이야기 해 주시면서 그때 일 이야기 하면 '아니 뭐 난 그냥 작은 한표를 던졌을 뿐' 이라 손사래 쳐 주시더라구요.
양왕성님은 당시 바쁘셔서 전화는 받지 못하셨습니다. 회의중이었대요. 그래서 메일로 어떻게 될지 함 알아봐 달라고 요청해 봤습니다. 따로 알아봐 주셨는데 이거 엄청 곪은 일이었다면서 조만간 큰일 터질거 같다고. 하이텔 서비스 자체가 중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걱정해 주셨습니다.
그런 내용으로 메일도 하나 보냈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OS동호회 대표님을 만나러 용산으로 갔습니다. 그분도 난감해 하셨어요. 도저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다면서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힘이 쫙 빠졌습니다. james006 양현덕님을 합정에서 만나서 한숨 팍팍 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서로가 답이 안보였습니다.
그렇게 게토레이의 지원은 날라갔습니다.
아주 좋은 기회가 날라간지라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몇달 뒤 여름이었습니다.
'게토레이배 3on3 농구대회'
가 방송에서 CM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열렸고 예산을 대강 계산해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축구대회 예산이 저곳으로 갔구나.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곳에서 희망의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야 댓글 달지만 잘 읽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