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부산전에 참석하려 하였으나 개인적으로 감기가 걸려서 일주일 가까이 일도 못나가고 있습니다.
좀 나아진것 같았는데 주말을 앞두고 감기가 심해져서 원정응원을 가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같이가는 분들, 선수들이 저에게서 감기 옮는다면 그만한 민폐가 또 어디있겠습니까.
아쉽지만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닐손이 같이 간 것은 많은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 부산이라는 팀은 닐손이 한국에 처음 온 팀이니 더 뜻이 있었겠습니다.
경기도 뛰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초반의 퇴장으로 인해 워낙 여유가 없다보니 닐손의 경기 출장은 어려웠겠죠. 닐손이 최전방에 자리잡는 막판 도박수 정도가 아님 어려웠을 겁니다.
아쉽지만 이렇게 시즌이 끝났습니다.
올 시즌 닐손을 돌이켜보자면...5월 이후 특히 수원삼성과의 원정경기가 닐손이 스타팅으로 나오지 않은 첫번째 경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후 선발에서 빠지고 심지어 엔트리에도 못들어가는 일이 계속 생겼죠.
닐손이 우리팀에 온게 2017년입니다. 햇수로도 이제 8년이고 이제 우리 나이로도 설흔여섯입니다. 골키퍼와 달리 필드 플레이어로선 사실...2022년부터 '이거 올해가 같이가는 마지막 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올해까지 같이 온 것만 해도 진짜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우리 젊은 수비수 셋 중 서명관을 제외하면 타 팀에서 뛰다가 온 선수들입니다. 이들을 묶어내고 도와주는데 닐손이 큰 역할을 했다 생각합니다.
이들의 플레이 스타일의 진화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
서명관 선수의 플레이가 매년 발전하기에 한번 "와 작년보다 올해 플레이가 더 나아진거 같다!" 라고 서명관 선수에게 말했었습니다.
서명관 선수는 "제가 생각해도 조금 늘은거 같아요" 라면서 겸손해 하면서 닐손 보고 많이 배운다고 했습니다. 올해 서명관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2017년에 닐손이 보여준 중원-최후방을 가리지 않고 상대의 공격을 엄청 막아준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속으로 흐뭇했었습니다.
이상혁, 홍성욱 선수의 모습을 보면 또 다른 해의 닐손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닐손의 플레이를 보면서 보여준 여러 면목들을 이들이 이어가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올해 어떤 분과 닐손의 향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저는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닐손이 나이가 있으니만큼 언제 우리 전력에서 빠질지 모르겠다...올해 이렇게 선발로 나와주는 것만 해도 너무 고맙지...
솔직히 말해서 닐손이 부천FC에서 코치로 뛰었음 좋겠다. 아디의 예도 있으니까... 하지만 닐손은 올해 아이도 태어났겠다...아마 선수생활 연장을 더 하고 싶을거다."
닐손의 코치 부임...현 부천 구단의 코칭스탭 스쿼드로선 나쁘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만...이건 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치라는 것은 직접 해 봐야 아는 부분이다 보니 말이죠.(그리고 현재 K리그의 시스템상 코치는 라이센스 따야 합니다)
벌써 오래전이 되었네요...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장을 찾아갔을 때 2017시즌에 닐손을 찍은 사진들 몇장 인화해서 가져가 줬습니다.
닐손은 엄청 기뻐하면서 더 많은 사진을, 더 다양한 크기로 뽑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명함판 사진 크기부터 지갑의 신분증 란에 넣을수 있는 크기, 8*10인치 사이즈까지 다양하게 인화해서 주었습니다. 너무 좋아하고 페이스북에 자랑하며 스토리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사진들을 우편으로 브라질로 보냈더라구요. 그리고 자기 집, 닐손의 할머님이 닐손의 사진을(큰 판형) 지긋이 보고 또 사진액자에 들어있는(작은 판형) 닐손 사진을 자기 가슴에 놓아들고, 자신의 지갑에 있는 모습들을 또 페이스북에 올려줬습니다. 그 다음 경기에서 본 닐손의 너무 기뻐하던 모습은 지금도 기억합니다.
여튼 닐손과 8년(정확히는 6년이네요) 동안의 동행이었습니다.
이젠 닐손과는 짧은 이별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많은 순간 기쁨을 준 닐손이었고 그만큼 이 시기에 닐손과 같이한 팬들은 닐손을 영원히 기억할 거라 확신합니다.
다시금 부천과 연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브라질로 돌아가면 브라질에서 부천FC와 계약할만한 좋은 선수 찾아주고, 추천해주는 일을 해 주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코치로 와서 좋은 선수를 키워준다면 더할 나위 없구요.
여러 선수들이 우리 팀을 거쳐갔지만 외국인 선수 중에선 닐손만한 선수가 언제 또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또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닐손이 그 첫번째가 될 거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그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그만큼 그는 좋은 사람(GOOD MAN) 입니다.
PS : 2017시즌부터 찍은 닐손의 사진들 몇개를 올리고 싶었는데 어쩐 일인지 사진이 안올라가는군요. 고쳐진다면 함 매년 한장 정도라도 올려보겠습니다.
PS2 :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닐손의 업적(?)중 하나는, 우리가 경기 끝나고 하는 '랄랄라'가 원래는 캉캉 스타일이 아니었다는 거 아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닐손 이 친구가 신나서 캉캉 스타일로 몇번 하더니 이게 처음엔 닐손 옆에 같이 있던 외국인 선수들만 같이 하다가 이젠 많은 선수들이 캉캉 스타일로 하더군요.
현재 '랄랄라'의 선수들 버전을 완성시킨 선수입니다.
닐손주니어 닐손주니어 알레! 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