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포항 서포터 모님의 아버님 장례에 다녀왔습니다.
안지 오래된 지인이고 제가 쓰는 글 '오래전 이야기'에도 언제 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제가 포항과 비지니스 관계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 당시 자주 경기장에서 보던 서포터들과 친분이 있고 응원을 같이 안해도 형.동생 하는 경우입니다.
아마 목동에서 같이 응원하던 세대분들은 타 서포터 분들과 형동생 하는 사이인 분들도 계실 겁니다.
어째 그렇게 모이게 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옛날에 저를 통하지 않고 포항 토르치다 쪽에서 청암 캐리커쳐 티셔츠 만든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청암(박태준 회장) 캐리커쳐 깃발에 있는 그 캐리커쳐를 티셔츠에 넣은 것인데 그 주문 당시에 저를 거치지 않았지만 저와 관계있는 공장에 주문을 했더라구요.
그 캐릭터 보는 순간 공장장님에게 "어? 이거 포항에서 주문온거 아네요?"라고 하니 맞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 동생들입니다. 정말정말 신경써서 만들어 주세요. 얘들 이거 입고 빗속에서도 뛰댕기며 응원하는 애들입니다. 진짜 신경써서 해 주셔야 해요. 인쇄 한번할거 세번 덧칠해 주시고 해 주세요. 돈 모자르면 저에게 이야기 해 주세요. 제가 그만큼 주문을 땡겨오던지 아님 돈 더 드리던지 하겠습니다"
공장장님이 깜짝 놀라시면서 '아니 당신이 주문 신경쓰는 거에서 이렇게 신경쓰는거 첨인데? 아저씨 축구 좋아하는거 알지만 피스컵 때에도 안그랬잖아?"(그 공장이 피스컵때 참가팀 기념 티셔츠 만든 곳이었거든요) 라며 놀라셨죠.
그 물건 받은 포항 서포터들에게 나중에 이야기를 해 주니 "와...그래서 그렇게 오래갔구나" 하더라구요. 보통 1년 정도 뒤면 인쇄된 곳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붙어 있다고 너무 튼튼해서 좋았고 심지어 그 뒤에 주문한 것들은 인쇄 떨어지고 하는데 계속 붙어있어서 놀랐다고...
ㅎㅎㅎ 그냥 웃었습니다.
엇그제 그 이야기를 또 하니 마침 다른 포항 서포터가 '너무 감사합니다' 하더군요. 그냥 고맙다면서 또 밝히는게 자기 지인이 부천 젊은 선수들 지내는 집합건물 건물주랍니다. 그래서 신경좀 써달라고 하는데 한번 더 이야기 하겠다고 합니다. 부천 젊은 선수들 건강하게 잘 있게끔 건물관리 더 신경쓰게 전달하겠다고 합니다.
그냥 고마왔습니다. "그래요. 갸들중에 서명관 같은 선수는 5년 안으로 우리 대표팀에서, 월드컵에서 이름 외쳐야 할 수 있는 선수야. 지금 포항에 있는 안재준이도 부천에서 그 건물에서 있던 선수잖아. 또 다른 선수도 그렇게 클거라고. 그 선수들이 더 경기 잘 할 수 있게 이렇게 서로서로 힘쓰면 좋겠어요. 우리 다 축구 좋아하는 사람 아닌가"
'팔도서포터'니 '주체성 없이 여기저기 낀다'느니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서로서로 돌고돌다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냥 힘들 때 '축구좋아하잖아'라는 말 한마디에 내가 도와줄 수 있는거 도와주고, 나도 도움 받고 그런거죠.
좀 더 그 건물주에게 신경 써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연결되고 또 연결된줄은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