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좋은 부천은 리그 최강
자만심에 빠진 부천은 리그 최하위보다 못한 수준의 팀.
어제 공 하나 빼앗으려 3명이 연속 슬라이딩을 하는 장면은
컨디션은 아직 최정상은 아니지만
최소한 자만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김형일이 빠진 것은
감독이 잘 하는 선수는 일단 경기장에 넣고 봐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것이라 평하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쟁이 이뤄지는 느낌입니다.
선수 특징에 맞는 자리에 배치하면서
경기 분위기는 상당히 좋아졌고,
전반에 보여준 패스 장면 몇 번은
"아, 진짜 이게 현실이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번쩍였습니다.
정말 흥분됐습니다.
상대 감독 정도면 축구계 주류에 가깝고
지난 경기 아산 정도면 축구판에서 그래도 목소리 좀 있는데
두 감독 모두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생소했습니다.
구단과 바그닝요에 대한 몰아치기 징계 이후
우리 구단도 원점에서 출발하는 느낌입니다.
심판들도 후련하게 때렸다는 심정일 것입니다.
극즉반이라고
문제의 끝에서 언제나 반전이 오는 법인데,
연맹과 심판과 관계는 적어도 불이익을 주는 관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싶습니다.
(부산전이 관건인데, 지난해 플옵인가? 부산 전때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심판을 자극하는 건 이제 남을 게 없는
장사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대체로 월드 클래스는 아니지만,
너는 죽어라는 식으로 판정하는 심판은 드물다고 봅니다.
정성훈과 호드리고가 몸이 거의 80%까지 올라온 느낌입니다.
호드리고의 골 장면은 몇년 전 하이라트에서 종종 보던 장면이었습니다.
이 선수는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계속 있으면서 선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4연승을 하고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있는 상황에서
부산, 경남을 만나는 건 참 다행(?)입니다.
적어도 자만을 할 상황이 아니니까요.
컨디션 관리만 잘 하면
두 경기 연속 대어를 잡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어제 실점 장면에서
우리 진영 중앙에서 상대를 놔두는 경향이 보였습니다.
사실 이런 장면은 경기 내내 보였습니다.
골 장면은 첫 골은 조범석과 조수철의 죽여주는 케미가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골은 둘 다 원더 골이지만
둘 다 개인이 만들어낸 골입니다.
(문기한 프리킥은 해외토픽감 수준으로 잘 찼습니다.
문기한은 코너킥도 그대로 꽂을 기세입니다.
부산전 때 한번 대 놓고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리킥이나 패스할 때는 공에 확실한 의도와 목표를 심으면
그 자리로 보낼 능력이 있어 보입니다.
어제는 딱 그 루트 하나였는데, 차 넣더군요.
게다가 체력도 올라옴.)
오히려 공격에서 만들어낸 장면에서는 계속 실수가 나왔습니다.
경기 결과가 이래서 다행이지. 큰 일 날 뻔했습니다.
특히 진창수 선수는 어제 경기 결과에 안도해야 합니다.
어제 컨디션이 영 아니었습니다.
선수의 컨디션을 잡아내지 못한 코치진을 질책하고 싶을 정도의
상황이었습니다(이건 감독 문제 아닌 것 같고).
부산은 선이 굵고 올해 참 잘하는 팀입니다.
플레이오프 대비라 생각하고 많이 분석해서
스타팅을 짜보기를 권합니다.
바그닝요, 김신이 없는 상태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것도
중요한 테스트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공격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족인데 개인적으로는 헤르메스가 한국 축구사에 상당한 족적을 남길
조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대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플레이에서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놀리듯 이야기 하는 것은 뭐랄까...
세계 챔피언이 골목에 지나가는 애들에게 찝쩍대는 느낌?
사자가 토끼에게 대드는 느낌?
좀 내키지는 않습니다.
일반화 할 수 없겠지만..
여러 번 축구 여행에서 본 명망있는(?) 서포터들은
상대 선수 개개인에게는 노관심이고
곰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모아둔 기를 터뜨리며
소리를 터뜨리는데, 선수 하나하나에 "밥은 먹었냐!"는 식의
비아냥 보다는 효과가 좋은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분위기 좋습니다.
부산전 경남전 물이 오른 부천을 볼 생각에
가슴이 설레입니다.
실점 때 멍 때리던 원인을 분석하고
(실점 후 배구 선수들처럼 모여서 한참 이야기했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그 자체로 뭉클했습니다.)
컨디션 조절 잘 하고(특히 창수 형)..
어제 보인 패스웍에 1을 더한다면
부산전은 정말 좋은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 홈경기 안양전 때 관중 딱 2800명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2천도 분위기 나던데요?
두 원정 잘 치르고 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참!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안태현 김한빈 고명석 임동혁 라인이
많이 살아났고 특히 김한빈이 골 기록 이후 자신감이 붙은 게
너무너무 기쁘네요.
교체투입되서 다른 열명과 호흡맞추는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하더군요.
김신 경고가 상당히 아쉬운데. 부상에서 백프로 완치되지않은 상황에서 바기가 빠지는 바람에 급하게 교체라도 나오는것 같고. 차라리 2주동안 컨디션 제대로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가 팀웍이나 개인기량에서는 많이 올라왔는데요.
김형일 정성훈 조수철 등 노련한 선수들이 후반기에 들어오면서 쉽게 흥분하거나 분위기를 한번에 내주는 상황이 많이 줄어든것 같네요.
사실 어제 동점까지 되는 상황에서 이 선수들 없었으면 분위기 완전 내주면서 역전위기까지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참 좋은데 힘든 2연전 앞두고 5위 아산과 8점차까지 벌리면서 플옵권경쟁에서 좋은 포지션을 잡았다는게. 이게 또 독이 될수도 있어서요. 감독님과 코치진이 잘 잡아줘서 최소 승점 3점은 가져가야 승격도전할 수 있는팀이라 볼 수 있을것 같네요. 여기서 또 미끄러지면 플옵에서도 기대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