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부천에 있던 선수들에게는 남아 있는 애정과 감사가 있습니다. 특히 몇몇 선수들에게는 애틋한 감정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천을 떠난 지금은 소속팀과 그 팀의 팬에게 충실하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지난 경기 후 김륜도 선수가 인사하러 왔습니다. 저는 김륜도 선수 좋아합니다. 후반에 다들 지쳤을 때 상대 진영에서 열심히 뛰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우리 팀에서 성장해서 더 큰 선수가 되기를 바랬지만, 어떤 이유로든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른 팀의 선수입니다.
김륜도 선수의 경우 우리 팀을 떠난 후 거친 팀이 여럿입니다. 그럼 그 팀과 경기할 때마다 속했던 팀에 다 인사하나요? 아니면 어디는 하고 어디는 안 하나요? 지금 K2는 중간 정도 기량의 선수들은 팀을 돌고돕니다. 이를 테면 수도권에서 돌다가 충청권을 돌고 남쪽도 다녀오고, 잘 하면 1부에 가거나 1부에 갔다가 돌아오고 난리도 아닙니다.
저는 우리 팀에 있는 선수가 우리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을 나가면 개인적으로 좋아할 수 있고 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때마다 인사하고 싶지 않습니다. 각자 현재 속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금의 구성원에게 충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인사를 주고받는 레전드는 적어도 시간적으로는 5년 정도는 있으면서 같이 울고 웃고 상대 팀에 가서 우리 골대에 골을 넣어도 "자식 잘 지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되어야지. 1, 2년 길어봤자 3, 4년 있었다고 다 인사하면 나중에는 경기 끝나고 인사하느라 정신없는 위아 더 월드 될 것 같습니다. 경기 후에 인사하러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대 놓고 박수 칠 수도 없고 정말 서로 난감합니다.
TMI이지만 좀 더 부연하면, 서포터는 지금 우리 팀에 있는 선수들을 내 새끼라고 생각하고 후원하는 조직입니다. 세월이 흘러 단체의 존재 의미도 성향도 바뀔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조직입니다. 저는 서포터 원리주의자(?)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 유니폼 입고 있는 선수에게만 박수를 치고, 그들이 얼마나 여기 있을 지 심지어 임대인지 따지지 않고 우리를 위해서 뛰는 동안 내 새끼라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도 우리 유니폼 입은 우리 선수들과 큰 꿈을 다시 꾸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경기 끝나고 상대 팬들에게 인사하고, 상대 벤치에 인사하는 거 나만 이상한가요? 학원 축구도 아니고 프로에게 어울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전 반대로 안오면 서운합니다. 좋게 헤어진 선수도 있고, 남패같은 팀으로 가버린선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관적이긴 하나 우리팀에서 참 헌신해서 뛰어줬던 선수라면 그래도 박수쳐주고 싶어요. 이를테면 김영남, 김륜도는 2부와서 어렵던시절 함께하고 군대갔다와서도 다시 복귀했으니 개인적으론 애뜻한 맘이 있습니다. 열심히 뛰다가 십자인대도 끊어지고 주장까지 해서 김영남 같은선수는 많이 반갑습니다. 안태현도 척을 지는 구단인 남패로 갔지만, 2부에서 만나서 인사왔다면 반겨줬을것 같습니다. 인사오는것도 그선수가 우리한테 감정이 좋으니 오는거구요. 되려 어떤팀들은 인사오면 선수 이름 콜도 해주던데 오히려 그정도도 못해줘서 아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