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글을 읽어보니 안타깝습니다. 아니, 슬플 지경입니다.
각자 사랑하는 구단과 서포터를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어느정도 미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을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각자 자기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그 중에 맞다고 생각하는 걸 취하면 그만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거의 30년에서 20년 된 이야기 입니다.
기억이 왜곡되고 세탁되고 유리하게 살짝 고쳐지고,
그것을 또 사실로 스스로 믿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떠도는 여러 글 중에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습니다.
내 기억과 달라서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들고 있는 자료들과 다릅니다.
지금 "나는 95년부터 했네", "나는 97년부터 했네" 하면서 서포터 경력을 말하며
그때부터 활동했으니까 내 말이 진리인 듯 이야기 하는 분들이 일부 있습니다.
이런 말씀 들으시면, 말씀하는 분이 존경하는 경력자(?)라도 물어보셔야 합니다. 그 근거가 뭐냐고.
그냥 하는 말은 주장일 뿐입니다. 근거가 없으면 '확인할 수 없는 말'입니다.
주장은 말싸움이고 목소리 큰 사람이, 머릿수 많은 사람이 유리합니다. 초반에는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쌓아 올리면 나중에 더 곤란해집니다.
그리고 어떤 글 중에는 왜곡을 넘어 명예훼손에 가까운 글도 보입니다.
모르고 했다는 말은 나중에 면피가 안됩니다. 모르면 말을 말아야죠.
확실치 않은데 심하게 그냥 지르듯이 분위기에 취해서 쓴 것 같은 내용은
지금이라도 자삭하시는 게 차라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95년부터 98년 경까지 있었던
소위 프로축구팀 팬클럽 문화를 간과한 이야기들 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지만, 서포터가 부족한 일부 구단의 서포터(팬클럽)들은
수도권 경기 때 PC통신에서 친분이 쌓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깃발 좀 흔들어 달라" "저기 좀 채워달라" 이런 부탁이었죠.
그럼 주위에 있던 부천(유공) 팬들이 "니가 가라", "니가 가라"하다가
몇 명이 가서 진짜 도와주고, 다녀오면 "배신자~"하며 놀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응원을 돕던 시기였습니다.
서로 도우며 우리가 함께 응원 문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 같은 게 있었습니다.
수원 팬 중에도 이렇게 다른 구단을 도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현수막 같이 붙이고 전단지도 같이 나눠줬는데...
"지금 와서 어디는 다른 구단도 응원했으니 서포터가 아니다"라는 말은
당시 함께 했던 우정과 추억을 송두리째 흔드는 발언입니다.
자신을 또는 자신의 조직을 돋보이게 하려면 다른 방법도 많을 텐데, 이걸 이렇게 포장한다고?
개인적으로는 사실 왜곡보다 더 슬픈 지점입니다.
정리하자면, 갑자기 등장한 서포터 역사 관련 글에는 그닥 새로운 게 없습니다.
근거없이 몇 분의 기억과 발언에 의존하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자부심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더 중요합니다. 지금 다들 멋있는데, 왜 갑자기 무리수를...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부천의 오울드들이 더 늙기 전에 이런 일이 터져서 정리할 기회를 가진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집중적으로 이야기되는 내용은 2024년 - 1995년 거의 30년 된 이야기인데,
부천이 원조라는 말은 거의 1998년, 즉 25년도 넘은 이야기인데 그동안 조용했던 이유는 뭘까요?
기억도 더 생생하고 자료도 많았을 텐데..
이 질문 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당시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계신 헤르메스분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