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기를 보고나면 일주일이 힘겹습니다.
일단 어제는 잠을 거의 못 잤습니다.
경기는 한 번 더 봤습니다.
푸념을 하기 전에 전제를 몇 개 깔고 갑니다.
- 원정 8경기 5승 3패는 나쁘지 않은 결과, 2위는 거의 최고 수준의 결과
- 이번 시즌 5~6위 이상이면 정갑석 감독은 주어진 환경 대비 선방한 것으로 봐야 한다.
- 어제 경기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우리 선수들은 양질이다.
- 선수에 대한 비판과 욕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 비판도 이왕이면 내용과 대안이 있어야 함
어제 경기를 돌려 본 후 처음에 딱 든 생각은...
"농구 같다"
농구처럼 너네 공격 한 번. 우리 한 번.
우리가 할 때는 약간 천천히 너네는 약 오르지.
이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기가 재미가 없었습니다.
안산은 경기가 끊어졌을 때
심판이 액션을 취하기 직전까지
질질 끌었습니다.
골키퍼의 골 킥이나 프리킥이나 부상 당한 것처럼 뒹구는 것
모두 연출처럼 보일 정도로 일관성이 있었습니다.
이 경기의 흐름을 감독이 지시했고
선수들이 이를 따랐다면 대단한 작전입니다.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안산 선수들이 기회를 소중하게 처리한다는 것
코너킥, 프리킥 하나 하나 많은 준비를 했고
연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흡사 교본 따라하는 일본 선수들 느낌까지 났습니다.
어제는 흥분한 마음에
후반에 선수들이 경기를 포기한 듯이 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시 보고 나니, 이런 노련한 경기 운영에 선수들이 말렸고,
타이밍을 잃었다는 느낌이 더 들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납니다.
이런 모습은 상대가 정말 몇 클라스 위 강팀일 때 나타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산하고 하면서 말려서 승리를 헌납했다는 게
밤을 새운 홧병의 근원인 것 같습니다.
상대 외국인 선수는 슈팅이 좋은 선수라고 합니다.
축구 기자들 거의 알고 있더군요.
그건을 우리만 몰랐을까요?
후반 시작하자마자 마크가 헐거웠고
이 사람은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두번째 골은 올렸다가 당한 것이니 답이 없습니다.
다만 키퍼가 나오는 게 늦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세번째 골은 나가는 줄 알아서 마음을 놓았을까요?
너무 어이없게 먹은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장면은 치욕적인 게 수비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다가
선수를 놓치면서 거의 농락 당한 수준의 장면입니다.
선수들이 동네 축구 농락하는 그런 장면이 연상됩니다.
원정이 계속 됐기 때문에 그렇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천FC는 원정을 유난히 잘 할 때도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경기에 수도권 원정이 많은 일정.
이것이 원정 때문에 성적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는 좀...
더구나 팬들도 매번 원정 때마다 적지 않았고요..
인터뷰를 보니 감독은 답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전술 지시로도 해결이 안 되는 것..
바로 집중력입니다.
골 먹기 전에 팬들 반응은 십중 팔구
"어, 왜 그래... 어... 뭐야....!!"
이 분위기입니다.
위기 같은데 선수들이 뭔가 움직임이 이상하다 느끼는 것입니다.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할 것 같습니다.
남은 일주일이 유독 길게 느껴지네요..
...
잠 설치고 출근했더니
사람들이 "턱선이 생겼다"고 하네요.
부천이 몇 번 패하면 다이어트 저절로 될 듯..
아산은 선수능력. 성남은 말린 경기. 안산은 전술에서 진 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좀 헤이해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원정 8연전의 피로감보다 상대적 약팀에 대한 안도감이랄까?
전반에 이기고 있는 와중에 한두골 더 넣었다면 달라졌을텐데...
자신감과 오만은 다르다고봅니다.
전반에 그런 모습이 보였고 대량실점 후 무너져버리더군요.
1라운드 한경기 남기고 15점에 2위면 성공한 운영인데 5연승뒤 3연패가 데미지가 크네요. 이게 선수단은 더 심할텐데. 성공하는 선수와 구단이 될려면 이 위기를 잘 극복해내야합니다.
한번은 실수이지만 두세번 반복되면 실력입니다.
우리 플옵권 가능한팀이고 승격 경쟁할 수 있는 클럽입니다.
홈개막전에서 제 믿음이 맞다는걸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