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론의 여지없는 패배입니다.
상대는 외국인 선수없이, 한국 선수 중 1-2명의 주전마저 빠진
1.5군이었습니다.
물론 정갑석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 발언처럼
경기를 지배했고 잘 했습니다. 패스도 좋아졌고
부분 전술의 완성도 역시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점유율, 경기 리딩.. 이상하리만치 이런 게
의미없어 보이는 게 현대 축구입니다.
경기 중에 받은 직관적인 느낌은
"이것봐.. 우리 패스 이 정도야. 문전 앞까지 쉽게 오잖아.
다음 번에 골 넣을 테니 이번엔 봐준다"
이런 느낌?
문전 앞까지 잘 와서 슈팅을 안하고
서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거나
아니면, 마치 골키퍼도 없는 찬스를 만들 때까지
패스를 돌리려거나 한 없이 접으려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희망 고문이 이어지고,
나중에는 슛을 제발 좀 하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졌습니다.
진창수의 골은 앞에 수비수 그 뒤에 골키퍼가 있는,
그다지 앞이 열려있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됐다 싶으면 때려야지 마치 앞에 투명한 막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주저해서야 경기 이기겠습니까.
팀 전체가 기분 좋게 올라가서
"자 이제 니네 골킥해"라고 툭 던져주고 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뭐 보기에는 순간순간 좋은데,
결정이 되지 않는.. 이런 거.. 참.. 경기 보기 괴롭습니다.
킥들은 왜 그렇게 부정확합니까.
아니... 프로가... 축구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아이들도 키워야할 사람들이
공 찰 때마다 그렇게 뻥뻥 떠서.. 뭘 어쩌자는 건지...
한번 사는 인생 축구로 승부 보겠다는 분들 맞습니까?
좀 더 해서 1부도 가고, 아니면 돈 더주는 팀이나 외국으로도 가고
대표도 하고 돈 벌어서 아이들 유학도 보내고,
벤츠도 사고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멀티골을 기록한
성남의 최병찬은 홍익대 출신이고
아마 공개 테스트 통해서 겨우 입단한
연봉 하한선 2천인가요?
그렇게 입단하고 주전이 될까 말까 했던 선수입니다.
이 선수의 장점은 다른 것도 있지만
멘탈로는 "투지"라고 하는군요.
실점 후 우리 문전 앞에서
몸 돌리며 슈팅하는 거나, 크로스 때 달려드는 걸 좀 보세요.
그런 절실함이 오늘 성남의 1.5군.
주전 대거 결장으로 원정 오며 아마 무승부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시의회에서 구단 운영자금도 의결 나지 않아서
빌빌대던 그런 팀의 원정 3점과 리그 1위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부천은 시의원들이 승리수당은 받아낼 테니 이기기만 하라고 했었죠)
예쁘게만 차려고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5분 남았을 때도 개인기 부리고, 완전히 열리는 찬스 만들려 하면..
90분 내내 잘 안 되던 게 갑자기 됩니까?
그렇게 돌리다가 허망하게 빼앗겨서 오히려 역습 주고
어쩌다 올리는 건 골라인 밖으로 날아가 버리고...
오늘 부천은 아마도 성남에게 꽃길을 깔아 주었습니다.
전용구장 기념식과 전현직 시장이 만면에 웃으며 경기 장을 찾았고,
새로운 후원사 기념식 까지 한 잔치집에서 폼 잡다가 듣보잡 신인에게
두 알 먹고 뻗었습니다.
이 선수는 1부가서 국대하겠다고 경기 후 포효했습니다.
이런 꿈이 분전의 원동력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네.. 분노하세요.
내가 쪽팔리게 이런 경기 져야 하냐..
도대체 우리이 슈팅이 왜 이모양이냐..
반성하시고 다음 경기에서는 미친 듯이 좀 때려 보세요.
게다가 성남은 심판의 오심으로 우리 연승가도에 초를 쳤고
덕분에 포프 경기도 못 나오고 안산 가서 고전 끝에 패하는
원인을 제공한 팀 아닙니까. 조져도 시원치 않은 판에 오늘 결과는...
축구는 패스하는 경기 아닙니다.
게임 메이킹은 하지만, 템포 늦추는 기성용 빼고 일본 독일 잡은
국대처럼 문기한을 쉬게 하고 11명의 유기적이고 공세적인 전술로 나가는
충격요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프리킥, 코너킥..
골로 이어진 것을 세어보면 가성비가 너무 떨어집니다.
우리 선수들 좋은 선수들입니다 너무 좋아서 탈이죠.
어쩌면 이런 애들만 모았냐 싶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입니다.
유튜브에 뜬 인터뷰 하나하나 볼 때마다 가슴 설레고, 눈시울도 뜨겁습니다.
감독도 아무리 봐도 리그에서 이만한 감독 안 보입니다.
감독 선수 모두 진심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절실함을 보이시고, 찬스에서는 너 내 공 맞고 한 번 뒤져바라는 식으로
질러 버리시죠. 맞고 나가면 어떻습니까. 적어도 후회라도 없습니다.
한 번 더 접고 패스한다고 지금까지 잘 된 적 별로 없습니다.
아니, 경기 지더라도 좀 지르는 거 보고 집에 갑시다.
이런 경기 보러 경기장가기 정말 싫습니다.
기대하다가 급 실망하는 장면의 반복.. 너무 힘들어요.
기성용처럼 그럼 니들이 뛰던지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나도 그렇고 팬은 축구로 먹고사는 사람 아닙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분야에서는 너무 열심히 하고 잘 하니까
주말에 돈 주고 축구장도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비판 자체에 매달리지 말고, 비판하는 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엿 먹이겠다는
의지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오늘처럼 테스트 선수에게 두 알 먹고 빌빌 거리면
열통 터져서 미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잘 살아도 모자른 마당에
무슨 인심으로 남의 팀이나 다른 선수 앞 길에 꽃뿌려 줍니까.
그리고 체력이 왜 그렇죠?
휴식기동안 컨디션 조절이 잘 못 됐나?
몇 주만에 한 경기 하는데 그렇게 힘들어 해서
리그 어떻게 완주 하겠습니까.
상대는 경기 후에도 멀쩡 하던데..
이기면 힘이 나는 것도 있겠지만,
하여튼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골 넣고 집중력 저하, 실점 후 멘탈 붕괴 현상
이것도 좀 어떻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플옵 경쟁하는 팀과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이런 식이면 곤란합니다.
한 줌도 안 되는 팬들과
부상병동인 선수단이 뜻밖의 횡재를 한 기분으로
돌아가고, 부천에 남은 우리는 속 상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화가 참 많이 납니다.
경기 다시보기 하다가 할말이 생겨서...
던지기할 때 공 좀 받아 주시죠.
던지는 우리 선수 왕따 시키기도 아니고
서너 명이 그 앞에서 막 휘 저으며 서로 달라고 하는 게 정상 아닙니까?
패스 후에 그 공이 다시 나에게 올 수 있다는 생각 좀 하시죠.
공 주고 멍 때리는 분들 있습니다.
마치 이제 공 나한테 없다~ 하는 것 같은...
문전 앞에 섰으면 크로스 받을 준비 해야죠.
그냥 서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날아온 공이 서 있는 발 맞고 허무하게 흘러 나갑니다. ㅠ.ㅠ
결정적인 찬스만 생각해도 성남이 훨 많았던거 같은데요
국대처럼 휴식기에 얼마나 안쉬고 훈련했길래.
상대가 풀전력이었음 이해라도 하겠는데 말입니다